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최초합격
1. 합격대학 및 학과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2. 수능 점수
국어 3등급, 수학 5등급, 영어 2등급, 사회 탐구 5등급
3. 대입 준비 과정
1) 휴학하지 않고 대학을 다니며 반수로 논술 전형 도전
안녕하세요, 저는 2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에 논술우수자 전형으로 최초 합격한 000입니다. 23년 3월 중순부터 PGA 학원 백진기 선생님의 정규 논술 강의와, 이후 수능 전 진행된 경희대학교 논술 특강을 수강했고, 그 결과 69:1의 경쟁률을 뚫고 경희대학교에 24학번으로 당당히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제 수능 고사의 성적은 국어 3등급, 수학 5등급, 영어 2등급, 사회 탐구 5등급으로 상당히 낮은 편이었습니다. 이 합격자 후기를 보신 분들은 아마도 상당히 놀라시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니 이 성적으로 경희대, 그것도 최상위 학과 중 하나인 ‘미디어학과’ 합격이라니~? 맞습니다. 1도 거짓이 없는 보신 그대로입니다. 저는 수능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합격했습니다. 이것을 두고 세간에서는 논술 전형에서 왕왕 발생하는 극적 반전이라고 말씀들 하시며 입길에 오르내리기도 하죠. 대학을 다니며 휴학을 하지 않고 반수로 대학 입시를 준비했던 것이기에 최저를 맞추는 것을 목적으로 본 수능이었고, 결과적으로 경희대의 최저 기준인 2합5를 맞추는 것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2) 수능 공부 없이 오로지 100% 논술 준비
이처럼 저는 대학에 다니며 반수로서 논술을 준비했기에 입시 일정이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녹록치 않았습니다. 본래 다니던 대학에 큰 불만이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작년 입시 결과였기에, 먼 후일 어느 바람 부는 날 한때의 청년 시절을 되돌아보며 후회 혹은 회한이 남지 않게 하자는 목적으로 반수를 결심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6장의 수시 카드를 쓰려고도 했으나, 아무래도 희박해 보이는 합격 가능성에 조금이라도 확률적 기댓값을 높여보고자 논술 고사를 진행하는 대학 중에서도 수능 최저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학을 중심으로 논술 전형에 지원했습니다. 저는 고3 현역 시절 입시 논술을 경험해 본 적도 없었고, 수능과 같이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당락 여부가 결정된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잘한 걱정과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안고 학원에 첫발을 디뎠으나 백진기 선생님의 정규 논술 수업을 들으며 점차 실력을 키움과 동시에 자신감도 얻게 되었습니다. 제가 수강한 백진기 선생님의 반은 15명 내외의 소수 정예로 진행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더 섬세한 첨삭과 티칭을 통해 논술 경험이 없던 저도 단기간에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 나도 깜짝 놀란, 내가 찾은 ‘내 안의 논술 본능’
앞의 제목이 모든 걸 말해줍니다. 그랬습니다. 논술을 공부하면서 저도 화들짝 놀랐습니다. 나의 내부에 이토록 논술 잠재력이 싱싱하게 살아 숨 쉬고 있었다니~! 아마도 논술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내게 이런 점이 있었나 영원히 몰랐을 수도 있었습니다. 우려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던 논술이 제게 너무도 흥미진진하면서도 벅차게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온 것입니다. 사실 휴학 없이 반수를 진행하다 보니 대학 공부와 동아리활동, 그리고 대외활동 등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만일 논술에 흥미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면 온갖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매 수업마다 재미있었고 특히 늘 새롭게 주어지는 주제가 저의 지적 호기심을 강력하게 일깨웠습니다. 의미심장한 문장이 깨알같이 담겨있는 논술 제시문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로웠고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제 안목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으로 늘 갱신시켜주었습니다. 그와 관련된 논리적 글쓰기 또한 마치 어떤 게임처럼 심오하면서도 스릴 넘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무엇보다도 다행스러웠던 점은 만약 이같이 매력 덩어리인 논술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내가 언제 논리적 글쓰기를 제대로 절차탁마할 수 있었겠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옳습니다. 인간은 언어적 존재이자 사회적 관계롤 통해 상호 소통하는 동물인지라 글쓰기 능력은 일생 동안 자기 자신의 든든한 자산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에서도 사회에 진출해서도 말입니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데, 그렇다면 내가 쓴 빛나는 한 문장이 설득의 힘을 배가시켜 언제든 내 삶을 긍정적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수로 선택한 논술이 이처럼 단순히 대입이라는 좁은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내 앞의 삶에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저는 제 선택에 그저 무한히 감사할 따름입니다.
4) 그럼 논술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했느냐고요?
촘촘하게 엮여있는 대학 수업과 수다한 과제물들, 무엇보다도 치열한 학점 경쟁… 이렇다 보니 정규 수업과 특강 외에 논술 공부를 위해 개인 시간을 많이 소비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부분을 체크해 두었다 짧게나마 다시 확인했으며, 매 수업 시간 배부해 주신 논제와 그 해설이 적힌 프린트를 이용해 헷갈리는 부분을 온전히 이해하려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Re-writing은 매번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특징적인 지문이나 아주 어려웠던 지문의 경우에는 공강 시간 등 짧게라도 틈이 나는 시간이면 자기 주도적으로 꼭 확인하며 목적의식적으로 피드백에 집중하였습니다.
이렇게 논술을 준비하며 특히 중요하다고 여기며 집중했던 해결 과제가 세 가지 있었는데, 그 첫 번째는 ‘논제 유형 분석’입니다. 백 선생님 수업이 지닌 특징 중의 하나가 <논술의 여섯 가지 유형>과 관련된 반복 학습입니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논술은 단순한 글짓기 시험도 100점 맞아야 합격하는 시험도 아니다. 가산점의 최대화와 감점의 최소화를 통해 고득점을 얻고 합격하는 논리적 글쓰기 시험이다. 논술은 이처럼 본질적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② 해를 거듭할수록 정답형 논술문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출제자 의도를 예리하게 읽어내는 독해력, 논리적 사고력, 개연성 높은 추론능력이 발휘되지 못한 논술 답안은 고득점에 이를 수 없다.
③ 독해력, 사고력, 추론능력의 중심에 6가지 논술유형이 자리한다.
④ 예외는 없다. 모든 대학은 6가지 유형 내에서 출제한다. 6가지 유형에는 <요약형 / 설명해석형 / 평가논평형 / 비교대조형 / 자료분석형(도표, 그래프, 실험결과 등) / 자기견해형>이 있다. 이 6가지 유형을 벗어나 새로운 유형을 출제하는 것은 논술 원리상 불가능하다.
⑤ 특히 6가지 유형 중 콕 집어서 어느 한 가지 유형으로만 출제하는 경우는 드물고, 6가지 유형을 교차시키면서 몇 개의 유형이 결합되어 출제된다. 이를테면, <요약형 + 비교대조형 + 설명해석형>의 조합 방식일 수도 있고, 혹은 <비교대조형 + 평가논평형 + 자기견해제시형(주장-반론-재반론)>의 조합 방식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그만큼 천차만별이라는 단어에 부합할 만큼 다양하다.
⑥ 6가지 유형은 저마다 자기 특징을 갖는 독립된 유형이지만, 다른 한편 글쓰기의 원리상 서로 간에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그래서 <비교대조형> 문제가 자주 출제되는 대학이더라도 이 유형만을 주구장창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서 결코 고득점에 이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른 유형을 함께 병행 연습해야 할 필연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논술은 한 번 더 강조하지만 논리적, 종합적, 비판적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 글쓰기 시험이지 글짓기 혹은 작문 시험이 아니다.
⑦ 따라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우선 과제는 그 원리를 자기 식으로 체계화하고 6가지 유형에 맞는 논리적 글쓰기를 축적하는 데에 있다. 특정 대학의 논술 유형을 ‘고정형’으로 전제하고서 진행하는 반복적 학습은 자신의 실력 향상과 실전 대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학별 문제 유형에 관한 선입견과 편견 깨기!
⑧ 가산점과 감점 요인을 정확히 구분하여 최상의 글쓰기를 수행하여 고득점에 이르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⑨ 우리가 수개월에 걸쳐 연습하는 6가지 유형의 핵심엔 ‘가산점의 최대화와 감점 요인의 최소화’라는 궁극적인 목적이 담겨있다. 티끌 모아 태산은 끝내 이룰 수 없는 희망고문이지만, ‘이삭줍기’는 가능하다. 합격에 이르는 최선의 길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습니다. 제가 합격한 경희대와 같이 질문의 유형이 정해져 있는 대학의 경우조차도 이 여섯 가지 유형 모두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 여하에 따라 답안의 질적 높낮이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초반 수업부터 마지막 파이널 수업에 들어서도 이를 공들여 학습하고 꾸준히 숙지하였습니다. 수미일관 그 자체가 딱 맞는 말이겠습니다. 그 다음에 본격적으로 경희대 유형을 끌어들여 경희대 유형에 안성맞춤인 나만의 글쓰기 전략을 모색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첫 단락부터 마지막 단락까지 어떻게 쓸지를 미리 구상해 두는 것이 글의 완성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대주제와 소주제의 관계를 바탕에 두고 글 전체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연습에 임하였습니다. 이와 연결되는 두 번째가 바로 ‘개요 짜기’인데, 분석해 둔 유형에 들어맞게끔 꼼꼼하고도 치밀하게 글을 쓸 때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이 바로 이 개요를 쓰는 습관이었습니다. 미리 시간을 배분하여 쓸 내용을 정리하고, 순서를 정하는 것은 쓰고자 했던 것을 빠뜨리지 않고 알차고 밀도 있게 쓸 수 있도록 제 글을 인도해주었습니다. 자동차용 내비게이션으로 비유해서 이해하셔도 좋겠습니다. 처음에는 글을 쓸 시간도 부족한데 개요를 작성한다는 것이 부담되기도 했으나, 자습이나 복습할 때에도 개요를 꼭 필수적으로 작성해 보며 또 그런 방식으로 익숙해질수록 글의 완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즉각적인 피드백’이었습니다. 제가 실감한 선생님 수업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가 다함없이 열려 있는 질의-응답입니다. 배우는 입장에서 매 수업을 들을 때 어려운 부분은 반드시 나오기 마련이었고, 이럴 때 바로바로 선생님께 질문하고 피드백할 수 있었던 것이 실력 상승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모르는 것보다 무서운 것이 잘못 아는 것인 만큼 이를 통해 잘못된 논술 습관을 들이지 않았던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던 것은 의심할 바 없는 분명한 팩트입니다.
5) 못 다한 말, 그런데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
그래서 제가 25학년도에 논술로 대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간을 많이 소모하지 않더라도 좋으니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백 선생님 수업의 경우 원고지 사용법, 논술에서 자주 틀리는 철자법, 띄어쓰기와 붙여쓰기 등등 아주 기초적인 것도 충분히 다룹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백 선생님이 수업에서 다루는 논제들은 대부분 높든 낮든 난이도가 있는 편입니다. 다만 문제의 완성도와 완결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 이런 문제로 연습해야만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뭐 밟는 식으로 요행이나 주먹구구식 꼼수가 아닌, 말 그대로 원리 중심의 논술 이해에 당당히 다다를 수 있습니다. 좋은 문제일수록 출제자의 의도가 분명하기에 답안의 정확도는 비례해서 높아져야 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난이도 또한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업 초반 한 달에서 두 달 사이가 고비입니다. 일단 논술 그 자체가 생소하기도 하거니와 글쓰기는 어떤 유형의 글쓰기든 일반적으로 심적 부담감, 피로, 수고로움을 동반하기 마련이므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가 고비이며 이를 넘어서면 실전에서 응용하는 논술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명료하므로 일주일 동안 자기 학습 포함하여 총 5시간 내외의 학습만으로도 진심으로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에 지원하여 저처럼 합격의 영광을 꽈악 움켜쥘 수 있습니다. 현존하는 입시 전형 중에서는 가히 최고의 가성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대입 전형에서 자기 성적 대비 상향지원이 가능한 유일한 전형은 논술 전형이 유일합니다. 조금은 시건방진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인생살이에 무임승차가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고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논술 고사를 치르기로 결심한 많은 학생이 정시를 중심으로 입시 계획을 가지고 있으리라 판단됩니다. 중심을 잃지 않고 정시 공부에 치중하되, 주에 한두 번이라도 글을 쓰며 논술 공부를 놓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능한 한 빠르게 논술을 시작하고, 그에 따라 논술 습관을 들여 둔다면 배운 것들을 충분히 체화시킬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논술을 준비하시는 후배님들, 올 한 해 건승하시고 만족스러운 결과 얻으시길 기원합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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